윤석열 대통령이 화요일 밤 계엄령을 전격 선포하면서 대한민국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다시금 현실화 됐다. 정부가 올해 초 한국 증시의 선진화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게 무색하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재적 의원 190명의 찬성으로 가결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가 상승 전환했다.
해당 ETF는 한때 전일 대비 6%대 급락했으나, 국회의 결의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며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에 따라 현재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시 36분 기준 2.72% 하락세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 또한, 이날 오전 12시 5분께 4%대 넘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결의안 가결 이후 급락 폭을 만회했다.
환율도 진정세를 보였다. 1시 39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1.00원으로 내려왔다. 전날 오후 10시까지 1403원대를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1440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급등했다.
당장의 위기는 막았지만, 일각에선 앞으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는 “한국 증시에 대한 투심이 식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 대응이 훨씬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 리스크가 시장 안정성을 훼손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가적으로 자금을 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투자자들은 단기적 리스크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통령의 이번 비상 계엄 선언은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지 4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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