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법인을 세워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 시간) 밝혔다.
GM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랜싱에 거의 완공돼 가는 '얼티엄 셀즈'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LG엔솔에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GM은 부연했다.
GM은 LG엔솔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랜싱에 제3공장을 건설해왔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두고 있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가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의 정체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도 가동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했다.
두 회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인수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수 후 구체적 활용 방안은 밝히지 않았으나,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공장 생산 물량 고객사의 유력한 후보로는 도요타가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얼티엄셀즈 3공장 매각·인수 건은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수요에 맞춰서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섰다.
GM도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에 발표한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즘이 장기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GM과의 협력이 굳건한 상황에서 한 고객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이 아닌 단독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익의 100%를 가져갈 수 있다.
한편 LG엔솔과 GM은 각형 배터리 공동 연구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14년간 이뤄진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