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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거의 1,000억달러(142조원)를 넘어버린 2018년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CEO 보상패키지가 또 다시 법원으로부터 거부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일 델라웨어 법원은 일부 테슬라 주주들이 2018년 머스크에 대한 보상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주주들의 손을 들어준 올해 1월의 판결을 재확인했다.
올 1월의 판결은 2018년의 이사회가 머스크의 형제 및 측근 등으로 구성돼 독립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머스크가 지시한 과도한 규모의 보상 금액을 결정하는 ‘심각한 결함이 있는 과정’을 거쳤으므로 무효화한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2018년 스톡옵션 보상액은 미국 상장기업 사상 최대 규모이다. 스톡옵션 패키지는 2018년 당시에는 26억 달러의 가치가 있었지만 올 1월 판사가 취소할 시점에는 560억 달러로 치솟았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월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1,014억 달러(142조원)의 가치로 평가된다.
법원이 무효화한 스톡옵션 지급을 복구하기 위해 머스크는 올해 6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18년 CEO급여계획 비준을 요청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변호인단은 주주총회 비준을 토대로 판사의 의견을 뒤집기 위해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주주총회의 사후 승인도 법원의 결정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델라웨어 법원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의견서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판결을 뒤집기 위해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하면 소송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급여 패키지 금액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유지했다.
미국 법조계에서도 2018년 이사회에서 보상 결정 과정의 하자로 패소한 만큼 올해 주주총회의 사후 비준으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부는 역대 최고치이다. 지난 2021년 11월에 기록한 3,040억달러(426조원)도 넘어섰다. 이는 11월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달만에 자산이 430억달러 불어나고 머스크가 개인 소유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닷에이아이(xAi) 가 새로운 자금조달을 한 덕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맥코믹 판사의 결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테슬라 이사회는 새로운 보상안을 제시해야 한다.
판결후 테슬라 이사회는 델라웨어 대법원에 이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절차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머스크는 판결 직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X(트위터)에서 이 판결을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테슬라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AI로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테슬라에 더 많은 지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보상 소송은 당초 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제기했다. 그는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CEO 보상안을 작성할 때 독립성이 없었고 이로 인해 CEO 뜻대로 급여 계획을 조작해 테슬라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맥코믹판사는 또 토네타의 변호사에게 3억 4,500만 달러 지급을 결정했다.
머스크는 올해 1월 델라웨어 법원 판결이 나자 X에서 “델라웨어주에 회사를 등록하지 말라”는 글을 올리며 비난했다. 테슬라도 법인 등록지역을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겼다. 자신이 소유한 우주회사 스페이스엑스의 법인 등록지도 함께 텍사스로 이전다.
델라웨어주는 기업에 우호적인 법체계를 갖추고 있고 법인 등록등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처리로 알려져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법인 설립지로 선호한다.작년 기준으로 델라웨어주는 포천 500대 기업의 67% 이상이 기업 본사 등기주로 집계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