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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볼모 잡은 총파업…철도·급식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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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서울지하철노조, 학교 급식 담당 근로자들이 5일부터 줄줄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서울시와 학교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시민들의 발’인 수도권 전철과 서울 지하철이 멈춰 설 위기이고, 학생들은 급식 대신 빵을 먹어야 할 상황이다. 이례적인 노동계의 동시다발적 ‘동투’에 시민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공공기관 줄파업 예고에 서울시 긴장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통합노조)는 4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통합노조는 공사 직원 약 16%(2600여 명)가 가입한 2노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제1노조(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와 3노조(올바른노조)가 오는 6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노조까지 가세하면 파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교통공사와 지하철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인력 충원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공사는 행정안전부 가이드라인을 따라 총인건비의 2.5%까지만 올리겠다는 입장인데, 노조는 전년도 총인건비 대비 5.0~7.1% 인상률과 인력 확충을 요구 중이다.

공사는 막판 타협의 여지를 남겨뒀다. 변수는 올해 처음으로 개별 교섭권을 획득한 제3노조라는 분석도 있다. 공사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 사업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정책 인건비)를 함께 보장해 달라는 제3노조 요구안을 사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제3노조 구성원 수가 적지만 두 노조가 이들을 따라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사는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운행률을 평균 81.9%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필수 유지 인력과 대체 인력을 투입해 출퇴근 시간 모두 정상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시내버스 등을 추가 투입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총 174개 노선에는 예비·단축 차량을 투입하고, 출퇴근 시에는 집중 배차 시간을 한 시간씩 늘리기로 했다.
철도 이어 교육 현장도 파업 예고
철도노조 파업은 이미 가시화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등이 5~6일 파업을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지하철·철도 파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철회했다. 시장의 국내 체류 결정이 공사 노조와의 교섭력을 되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급식과 돌봄을 책임지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도 6일 전국적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학교 비정규직 공무직 직원이 가입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등으로 구성됐다. 학교 현장의 급식실 직원과 돌봄 근로자 등 공무직으로 이뤄져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은 총파업에 따른 교육 활동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학교 급식에 대해서는 식단 간소화, 도시락 지참, 빵이나 우유 등 대용품 제공을 대책으로 내놨다.

민주노총은 7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당일 오후부터 ‘3차 퇴진 총궐기 범국민대회’를 열어 서울 도심 각지에서 집회를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총연맹 주도의 정권 퇴진 운동과 산별노조의 총파업을 동시에 펼치며 내부 결속과 대정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의 파업이라고 하지만 파업 일정이 서울에 집중돼 있고, 내용도 사실상 총연맹의 정치 투쟁이 주를 이루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해련/정희원/강영연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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