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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은행에 연금 재신탁…효율적 운용으로 수익률도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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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00년대 초반 ‘마스터 트러스트’를 도입해 여러 금융회사가 관리하는 자산을 한곳으로 모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금융사마다 지출하는 시스템 비용이 줄고, 궁극적으로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도미야마 요시노리 일본 커스터디은행 이사(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퇴직연금 제도상 가장 큰 차이점으로 ‘자산관리 전문 신탁은행’ 존재 여부를 꼽았다. 커스터디은행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자산관리 전문 신탁은행이다.

한국은 증권회사, 은행 등 연금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자산관리 업무를 한다. 일본은 연금 사업자가 영업과 운용을 담당하고 자산관리 업무는 전문 신탁은행이 맡는다. 자산관리 업무는 연금을 운용할 때 어떤 자산을 담을지 결정하는 운용 지시를 제외한 일상적 관리 업무를 모두 포함한다. 도미야마 이사는 “이자와 배당 처리, 세금 납부, 펀드 회계, 투자자에 대한 보고 등 연금을 운용할 때는 다양한 자산관리 업무가 필요하다”며 “자산관리 전문 신탁은행은 여러 연금사업자로부터 이런 업무만 넘겨받아 한꺼번에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금융사마다 자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려면 구축 비용은 물론 유지 보수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전문 은행으로 시스템을 통합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런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연금 운용에 드는 비용을 감축하면 연금 수익률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연금 사업자가 관리 업무에서 벗어나 운용에 집중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도미야마 이사는 “자산관리뿐 아니라 각종 연금 관련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도 전문 신탁은행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도미야마 이사는 “자산관리 전문 신탁은행은 연금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만큼 한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라고 조언했다.

도쿄=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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