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9) 씨의 피해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 재판이 시작됐다.
대전지법 민사12부(함석천 부장판사)는 26일 홍콩 국적 피해자 A씨 등 3명이 정씨와 JMS의 2인자로 알려진 김지선(가명 정조은)과 JMS 교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1차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이날 "정씨의 준강간 등 성범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받고자 한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이에 피고 측 변호인은 "청구와 관련해 정씨의 형사 재판 판결문이 유일한 증거로, 현재 (해당) 사건 상고심이 진행 중이라 청구 원인에 대한 증명이 유동적인 상태"라면서 "JMS 교단은 손해배상 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 변호인이 정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내년 3∼4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자, 다음 재판에 대해선 추후 기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다만, 피고와 원고에게 준비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콩과 호주 국적의 피해 외국인 여신도 2명은 각각 5억원과 1억5000만원, 한국인 여신도는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이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3년 형을 선고했으며, 2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이 대법원 양형 권고 기준에 맞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 형을 선고했다.
정씨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이와는 별개로 지난 5월 또 다른 여신도 2명에게 19차례에 걸쳐 성폭력 범행을 저지른 것을 파악해 정씨와 측근들을 추가 기소했다.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