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9월 9일 중국의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인물의 생애가 끝난 사건이 아니다. 현대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방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 분수령이었다. 마오쩌둥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설립하고 약 30년간 중국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했다. 그의 급진적인 사회주의 정책은 중국 사회를 통합하고 현대화를 목표로 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경제적 실패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마오쩌둥의 죽음 이후, 중국은 그의 유산을 재평가하며 새로운 길을, 특히나 경제적 관점에서 모색했다.
마오쩌둥이 중국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독특하다. 그는 서구 열강과 일본의 침략, 그리고 국내 혼란 속에서 중국을 통합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그의 통치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같은 급진적 정책들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
대약진운동은 1958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경제 정책으로, 농업 집단화와 철강 생산 증대를 목표로 했으나 대규모 기근을 일으키며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지속된 정치적 운동으로, 이념적 순수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혼란과 폭력을 초래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중국 경제를 마비시키고 국민의 삶을 황폐화했으며, 당내 갈등과 대중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19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마오쩌둥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했고, 그의 정책은 실패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중국 공산당의 상징적 존재로 남아 있었다.
마오쩌둥의 사망은 정치적 격변의 시작을 알렸다. 그의 죽음으로 권력 공백이 발생했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후계 구도와 정책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이 벌어졌다. 초기에는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지목된 화궈펑(華國鋒)이 권력을 잡았다. 그는 '마오 주석의 유훈을 따르자'는 구호 아래 마오쩌둥의 유산을 계승하려 했으나, 점차 당 내부에서 실용주의적이고 개혁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세력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문화대혁명의 주도 세력이었던 '4인방'은 체포되고 정치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이는 중국 사회가 급진적인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 안정과 재건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 사회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문화대혁명은 이념적 순수성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경제적 후퇴를 초래했다. 그의 사망은 정치적 억압에서 벗어나 보다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사회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됐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이러한 전환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그는 마오쩌둥의 급진적 사회주의 유산을 재평가하며, 실용주의적 접근을 통해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작용했다.
경제적으로 봤을 때, 마오쩌둥의 사망은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그의 통치 기간 중국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는 비효율성과 자원 낭비를 초래했다. 대약진운동은 생산 목표를 과장하고 실질적인 결과 없이 자원을 소모했으며, 문화대혁명은 교육과 기술 발전을 저해하며 경제 성장을 가로막았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은 경제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이는 단순히 기존 체제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덩샤오핑의 지도하에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改革開放)'이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채택했고 이는 농업 생산성을 크게 높여 농민들의 소득 증가와 생활 수준 향상을 가져왔다.
마오쩌둥 사후 경제 변화의 의의는 단순히 경제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사회가 급진적 이념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마오쩌둥의 유산은 중국의 통합과 사회주의 체제 구축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그의 정책은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그의 사망 이후 중국은 이를 교훈 삼아 새로운 길을 모색했고, 이는 중국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중국 경제는 마오쩌둥 사후의 변화와 개혁의 결과물이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적 리더십은 중국을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지도자의 변화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국 사회와 경제가 급격한 전환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마오쩌둥의 사망은 중국이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