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플랫폼 마다 유독 찰떡궁합인 스타들이 주목받고 있다. 무려 6개의 넷플릭스 작품에 참여한 배우 박해수, '스위트홈'의 송강, '더글로리' 이도현 등은 '넷플릭스 간판 스타'로 불린다.
디즈니플러스에도 흥행 주역 스타들이 있다. 배우는 아니지만 '무빙'에 이어 신작 '조명 가게'로 디즈니와 연달아 호흡하는 웹툰 작가 강풀이 대표적이다. 배우들 중에서는 '카지노'의 손석구, '무빙'의 류승룡이 디즈니플러스 작품으로 히트를 치며 몸값을 높였다. 강풀과 손석구, 류승룡 모두 내년도 디즈니플러스 작품에서 또다시 활약할 예정이다. 이들이 호흡하는 새 작품들은 어떤게 있을까. 이달 20~2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4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빙 이어 조명가게, '강풀 월드'작가 강풀은 내달 디즈니플러스에서 신작 '조명가게'를 공개한다. 그는 디즈니플러스의 최고 효자 작품 '무빙'의 원작자다. 무빙은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닌 이들의 가족, 우정,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전세계 시청수 1위를 기록한 메가 히트작이다. 여기에 무빙 시즌2도 만들어진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번 행사에서 무빙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달 공개되는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 유일하게 불을 밝히는 '조명가게'를 찾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배우 주지훈이 조명가게 사장으로, 박보영이 중환자실병동 간호사로 등장한다.
강풀은 21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무빙이 잘 돼서 디즈니와 연달아 작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함께 작업하며 디즈니와 깊은 신뢰를 쌓게 됐고 (디즈니와) 색이 잘 맞는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무빙에 출연했던 배우 김희원이 이번 신작 조명가게의 연출을 맡는다는 것이다. 강풀이 김 배우에게 연출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원 감독은 "강풀과 작가와 배우로 만난 다음에 연출로 만나게 돼서 행복했다"며 "연기를 할 때는 나 잘난 맛에 했던 것 같은데, 연출을 하면서 겸손을 배웠다. 작가 배우 스탭 등 모두가 있었기에 작품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강풀 작가는 “이야기로 하면 사람 이야기,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조명가게’는 익숙한데 모호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조명가게’로 가는 골목길과 ‘조명가게’ 내부의 장면들에 기대를 많이 했고, 실제로 봤을 때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파인으로 합류한 류승룡무빙의 주연을 맡은 배우 류승룡은 새 디즈니플러스 작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작품은 '파인 : 촌뜨기들'로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범죄도시’와 디즈니플러스 작품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류승룡 임수정 양세종이 주연을 맡은 이 시리즈는 1970년대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둘러싸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악당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류승룡은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카지노를 너무 재밌게 봐서 감독님께 SNS로 연락을 드렸다. 작품 같이 하고싶다고. 이후 바로 연락 온 게 이 작품 '파인'"이라며 "바로 I'm Fine(파인)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디즈니 고위 관계자 분이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번 작품에도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배우 임수정은 야욕을 가진 '양정숙'을 맡으며 색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양정숙은 오관석(류승룡 분)에게 자금을 대주고, 오희동(양세종)과 묘한 관계를 이어가는 야욕있는 여성. 임수정은 "화려하고 돈을 좋아하는 인물인만큼 의상, 메이크업 등에 신경썼다"며 "양정숙은 자신의 목마름에 충실한 여성이고 하고싶은건 꼭 해야하는 캐릭터라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다.
강 감독은 "70년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여유롭지 않았던 시대였다. 모든 아버지, 가장,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뛰는 시기였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카지노'의 손석구, 색다른 형사로 변신'카지노'에서 큰 임팩트를 남긴 배우 손석구는 2025년도 방영 예정인 윤종빈 감독의 신작 '나인 퍼즐'에 출연한다. 상대 주연은 배우 김다미가 맡는다. 손석구는 "패션 센스나 독특한 성격이 전에 없던 형사 역할이라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 분)가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에 뛰어들고, 자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과 힘을 합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윤 감독은 "주로 리얼한 계통의 작품들을 맡아왔는데, 이 작품은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현실과 만화의 중간 지점을 살려야 했다"며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누가 범인일지, 관객들로 하여금 상상하는 장치를 장치를 만들고, 새로운 인물,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매회 넣으려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한샘은 지극히 현실적인 형사가 아니라, 캐릭터성이 있는 만화적 인물"이라며 "약간 현실에서 떠 있는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캐릭터성이 지나치면 하나의 이미지가 굳어져서 재미없을 수 있기에 상황 마다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김다미 역시 "'이나'는 굉장히 만화적 캐릭터"라고 했다. 그는 "사건을 풀 때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되, 사람들을 만나고 할 때는 표현이나 동작 같은 걸 만화적 느낌으로 가져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도 공유했다. 배우들의 호흡이 좋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니자 감독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손석구는 "먹으면 바로 살이 찌는 편인데, 어느 순간부터 다과상이 호두 같은 건강식으로 다 바뀌었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에 윤 감독은 "배우들이 계속 살 쪄서 특단의 조치를 한 게 맞다. 현장에서 간식을 다 치우라고 했다"고 유쾌하게 받아쳤다.
싱가포르=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