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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인사 속전속결…플로리다 인맥·反中 충성파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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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까지 10주나 남았지만 이미 많이 준비한 만큼 차기 정부 구성을 조기에 완료하고 취임 1일 차부터 곧바로 공약한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선 5일 만에 8개 자리 내정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대외 정책을 총괄할 국무장관 자리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은 차기 정부의 핵심 요직인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월츠 미국 하원의원(플로리다)이 내정됐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주지사가 낙점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리 젤딘 전 하원의원(뉴욕)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을 차기 유엔대사로 각각 공표했다. 앞서 지명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내정자, 톰 호먼 국경정책 총괄(일명 국경 차르) 내정자까지 포함하면 당선 후 5일 만에 8개 자리의 주인을 결정한 것이다.
플로리다·반(反)중국 충성파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인선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색깔은 반중국 정서다. 루비오 의원은 대중 강경파로 유명하다.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중국을 제재하는 입법안에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재무부에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의 뮤지컬리 인수가 국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라고 요구했으며,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것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월츠 의원도 만만치 않다.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중국 특위를 이끌던 그는 미국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 등 중국 내 억압을 이슈화해왔다.

두 사람 모두 지역구가 플로리다주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소지를 두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 인근에서 정권 인수팀을 운영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밖에도 ‘플로리다파’의 득세 경향이 뚜렷하다.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는 뉴저지 출신이지만 플로리다에서 주로 활동했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아예 플로리다로 거주지를 옮겨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이 소통했다. 법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에일린 캐넌 플로리다남부법원 판사도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신이며,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등이 차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미는 릭 스콧 상원의원 역시 플로리다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다만 스콧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경합하고 있는 존 슌 의원(사우스다코타)과 존 코닌 의원(텍사스) 등보다 지지 기반이 약해 선출 여부는 불확실하다.
“자기 색깔 없애고 트럼프 따라야”
이 모든 인사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충성심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승리 후 공화당 주류와의 화해를 모색하며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으나 갈등 끝에 프리버스를 내쫓았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대부분의 공화당 인사와 갈등했다. 존 켈리 전 비서실장은 아예 트럼프 당선인의 ‘폭주’를 막고자 그 자리에 갔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에는 아예 자기 소신을 내세우지 않고, 배신하지 않을 충성파로만 내각을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것은 1기 트럼프 정부에서 충성파 역할을 맡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의제를 실천한 중량급 인사가 배제된 점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 등이다.

이와 관련해 WSJ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밀고 있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트럼프 당선인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폼페이오 전 장관 등을 배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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