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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우르르 몰린다"…'넘사벽' 부촌 끝판왕 동네는 어디 [동 vs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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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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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강남 3구 중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는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동네입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 사이에서도 '압구정동이 1등이냐 반포가 1등이냐'라는 주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오갑니다. 서울 부촌(富村) '왕 중의 왕', 그 자리를 차지할 지역은 어디일까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해?…나야, 압구정"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강남 시대'를 연 주인공입니다. 조선 세조 때 정치가 한명회의 정자(압구정)에서 이름을 딴 압구정동은 강남 부촌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췄습니다.

    압구정동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주변에는 논과 밭이 주를 이뤘던 농촌이었습니다. 압구정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 정부 시절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입니다. 정부는 1965년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를 마련하기 위해 '한강 변 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강과 붙어 있는 압구정동 역시 개발 대상지였죠.

    압구정동 일대 공유수면 매립 허가를 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입니다. 현대건설은 매립 공사를 마치고 압구정동 일대에 현대아파트를 지었습니다. 1975년 3월 공사를 시작해 1977년까지 23개 동 1562가구의 아파트를 완성했습니다. 이후 1987년 14차에 이르는 현대아파트가 건설됐고 한양건설이 지은 한양아파트까지 들어서면서 압구정도 일대는 1만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됐습니다.

    특히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국내 첫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민영 아파트 대중화의 시초가 된 단지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고층 아파트였고, 대단지 아파트였습니다. 최고의 기술과 새로운 공법이 결합한 아파트였죠. 국회의원, 대학교수 등이 분양받으면서 고급 주거단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1990년대에는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X세대를 주축으로 유행을 이끈 '압구정 오렌지족'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천외천(天外天) 압구정동은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압구정동은 총 6개의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구역 미성 1·2차 △2구역 신현대로 불리는 현대 9·11·11차 △3구역 현대 1~7·10·13·14차·대림빌라트 △4구역 현대 8차와 한양 3·4·6차 △5구역 한양 1·2차 △6구역 한양 5·7·8차 등입니다.

    이 가운데 3구역이 가장 핵심입니다. 3구역은 압구정동에서 가장 중심부에 있고 약 4000가구에 달해 6개 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또 중대형 평형이 많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재건축 이후엔 5800가구가 들어서고 일부 동은 70층까지 올라가 서울 한강변을 대표하는 아파트가 될 전망입니다.


    주력 평형인 50평대(전용 160㎡) 현재 시세는 70억~75억원 수준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 2차' 전용 160㎡는 지난 8월 71억8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연초 52억원보다 20억원 오른 수준입니다.

    압구정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서울 전반적으로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압구정동 아파트 호가엔 큰 변화가 없다"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릴 마음이 전혀 없다. 매수자들이 문의는 꾸준히 하지만 사상 최고가에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인프라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강을 따라 쭉 늘어선 아파트라 '한강뷰'가 나오는 단지가 많습니다. 강북과 강남을 잇는 중심부에 있어 도심 내 이동도 편리합니다. 압구정고등학교, 현대고등학교 등 명문 학군이라는 점도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죠.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갤러리아 백화점, 청담동 명품 거리 등 최고급 상업 시설이 가까이 있고, 예술의전당, 삼성미술관 리움 등 문화적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압구정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반포동이 압구정동과 비교되는 이유는 단 하나 '신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압구정동의 경우 우리나라 최상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아직 재건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어진 지 40년 된 아파트가 반포동 신축 아파트와 함께 언급되는 것 자체가 비교되지 않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내 많은 자치구가 자기들이 최고라면서 서로 선을 긋지만 압구정동 주민들은 최고의 입지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네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오래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사는 데 불편한 점은 있다는 게 현실입니다. 아파트에 들어가자마자 숨이 막힐 듯 들어찬 자동차들, 아파트 연식만큼 오래된 배관 탓에 나오는 녹물 등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들이 겪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신축과는 사뭇 다른 타입과 커뮤니티시설이 태부족이라는 점도 아쉬운 요소입니다.

    압구정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압구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최근 들어서는 40대 초반의 젊은 층도 이 단지를 찾고 있다"며 "오래된 아파트라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몸테크'(몸+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려는 경우"라고 귀띔했습니다.
    강남3구에 못 꼈는데…신흥 부촌 떠오른 '반포동'
    반포동은 원래 강남 3구가 아니었습니다. 1963년 서울 대확장 당시 영등포구에 있었다가, 1973년엔 성동구 반포동이 됐습니다. 1975년 강남구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강남구에 속했다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서초구가 강남구에서 분리되면서 '서초구 반포동'이 됐습니다.

    반포동은 크게 신반포와 구반포로 나뉩니다. 요즘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곳이 바로 신반포입니다. 대장 아파트는 최근 전용면적 84㎡가 60억원을 찍은 '래미안 원베일리'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8월 2일 6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이 단지엔 한강 조망이 가능하면서(한강 부엌 뷰 혹은 쪽 뷰를 제외하고) 전용 84㎡인 가구가 약 70여 개가 되는데요. 2990가구의 대단지에서 70여 개면 굉장히 희소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포의 변화는 200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오래된 단지들은 '반포자이',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반포 리체', '반포 써밋',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힐스테이트',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펜타스' 등으로 하나둘 바뀌면서 과거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특히 2016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아리팍'으로 불리면서 반포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이 단지는 2019년 3.3㎡(평)당 1억원 시대를 연 아파트입니다. 구반포에 있는 반포 1·2·4주구 재건축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반포 3주구 재건축 '래미안 트리니원'이 들어서면 반포의 옛 모습은 남지 않습니다.

    반포동에서 오래 중개업을 해온 D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반포동은 강남 중에서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동네였지만 재건축 흐름 속에서 집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동네가 확 바뀌었고 여기에 살던 원주민들도 자산을 급격하게 불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인프라도 탄탄합니다. 반포동 인근엔 서울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 등이 있어 트리플 역세권이고 신세계백화점과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성모병원, 반포한강공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학군도 세화여중, 신반포중학교 등뿐만 아니라 학원가도 형성되고 있어 대한민국 1등 학군지인 대치동을 넘볼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반포동에 있는 B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값이 급등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원주민 말고 외부에서 반포로 들어온 부자들이 매우 많았다"며 "더 상급지인 압구정동이 재건축을 마치면 이들이 또 옮겨갈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시점에서 반포에 머문다는 것은 반포가 여러 방면에서 더 낫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압구정동과 반포동의 차이는 아주 적습니다. 두 지역 모두 서울 상위 1%에 해당합니다. 3.3㎡당 가격은 압구정동이 1억5000만원, 반포가 1억4000만원으로 압구정동이 소폭 높습니다. 학군을 등급으로 보면 1등급으로 최상위 등급이지만 백분위로 보면 압구정동은 상위 0.4%, 반포동은 0.6%로 압구정동이 학군에서 우위를 보입니다. 주요 업무지역으로의 이동 시간은 30분 내외로 비슷합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반포는 재건축이 마무리되는 수순, 압구정동은 앞으로 재건축이 이뤄질 예정이라 두 지역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1등과 2등으로 앞으로 수십년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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