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인도 정유사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 대러 제재가 해제되면 중국과 인도 정유사의 협상력이 약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내고 "그간 중국과 인도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석유가 갈 곳을 잃었다는 점을 이용해 낮은 프리미엄으로 수입을 늘려왔다"며 "중국·인도 정유 제품 수출액은 러시아산 원유 덕에 과거 10년 평균치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러시아가 귀환하면 이들의 협상력은 상실된다"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경우 그간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에 러시아산 원유를 기피했던 한국, 일본이 수입에 나설 것이며 중국·인도계 정유사의 원유 수입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3국의 제재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 대한 제재를 말한다.
트럼프 후보 당선에 베팅하는 사람은 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21일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은 40%였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두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비슷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상해 전쟁을 끝낼 것이라 공언해왔다. 대신증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러시아 산유량은 서방 세계의 제재가 아닌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감산 합의에 따라 움직인다"며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실제 공급에 영향이 없었기에 전쟁 종식을 두고 유가를 논하기보다 정유사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