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을(乙)’ 전성시대. 최근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에 대한 평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갑(甲)인 고객사 앞에서도 큰소리를 치고 있다.
구글 등 대형 인공지능(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엔비디아를 향해 “AI 가속기를 원하는 만큼 사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는 게 대표적이다.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선 데이터 학습·추론에 특화한 AI 가속기가 필수여서다. 이런 인기를 배경으로 엔비디아는 아직 출시도 안 한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물량 1년 치를 완판했다.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고객사 엔비디아를 향해 힘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블랙웰 출시가 한 분기 정도 연기된 것과 관련해 엔비디아가 “생산을 맡은 TSMC의 잘못”이라고 지적하자 TSMC가 “설계 오류 문제”라고 맞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부품 공급사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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