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부문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영위하고 있던 SK이노베이션은 11월 SK E&S와 합병한다. 이를 통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력 사업에 더해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미래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화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한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되는 것이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 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급변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합병을 통해 외형적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우선 합병회사는 석유 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ESS,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원(Energy Source) △에너지 전달 △에너지 솔루션 등 모든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돼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을 갖추게 된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들도 최근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전반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추세다. 합병회사의 재무, 손익 구조도 강화된다. 특히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석유화학 사업의 높은 수익 변동성을 LNG와 발전, 도시가스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력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에너지 사업이나 전기화 사업에서 자산과 역량을 통합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합병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원유정제, 원유와 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에 더해 SK E&S의 가스개발, LNG 트레이딩, 복합화력발전의 경우 자원개발 역량이 결합된다는 의미다. 또 선박과 터미널 등 인프라를 공동 활용으로 운영 최적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사가 추진해온 전기화도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ESS, 열관리 시스템 등을 추진해왔고, SK E&S는 재생에너지, 구역 전기사업 등 분산전원, 수소, 충전 인프라, 에너지 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점에서 양사가 보유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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