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로 얻은 빚 2억원을 마트 정육점에서 고기를 팔아 5개월 만에 모두 갚은 한 청년의 사연이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는 축산업체 대표 최상훈씨(33)가 출연했다. 최씨는 "5~6년 전 힘든 일을 겪었는데 혼자 일어섰고, 저처럼 힘드신 분들께 경험이나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최씨는 "어린 나이에 무직 상태로 땡전 한 푼 없이 결혼했다. 전처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자격지심을 많이 느꼈다"며 "취업하고도 투잡, 쓰리잡을 했다. 이게 가정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처를 외롭게 만든 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혼하고 나니까 내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이렇게 일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무작정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나 믿고 투자하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넘어가 빚을 내서 가게를 열었지만 망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대출까지 끌어다 써 28세 나이에 2억원의 빚을 졌다고 한다. 이후 우울감과 무력감이 심해졌으나 정수기, 비데 등 영업 일부터 시작해 조금씩 용기를 얻었다. 그러다 그는 '일한 만큼 벌어가게 해준다'는 마트 구인 글을 보고 고기를 판매하는 서비스 직원으로 일하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프리랜서 계약이나 개인사업자를 내서 계약한 다음에, 받은 고기를 판매한 뒤 마진과 마트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며 "마트 측에서 고기가 너무 안 팔리니 제게 '네가 파는 만큼 팔아봐라. 조건을 맞춰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고기와 판매에 대해 공부하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손님들에게 설명했다.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마트에서 장사했다. 최씨는 "누군가를 이기려면 일단 두 배로 노동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난 게 없으니까 노동력으로 승부 봐야 남들과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2시간씩 자면서 일했다. 손님들이 뭘 사 가는지 분석했다. 그 당시 직원으로 일할 때라 급여 250만원 받았다"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한 달에 매출 1억8000만원을 올렸다. 첫 달 인센티브로 3600만원, 두 번째 달에는 5200만원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최 씨는 "제 매출을 보고 본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그때 사업할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한 번 해보라길래 사업자를 내고 (마트에서) 직접 판매하게 됐다"며 "그렇게 빚을 5개월 만에 다 갚았다. 1억8000만원 넘게 모았는데 가족한테 나눠주고, 저를 개인적으로 도와주셨던 20명한테 100만원씩 드렸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프랜차이즈업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으며 고기 유통 및 판매업도 겸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1인 사업자로 해서 (연 매출) 118억원이 나왔다. 마진율 폭이 좀 큰데 40%씩 남을 때도 있다"고 부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