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30대 여성 은행원이 예비 시부모로부터 '신혼 대출'을 받으라는 강요를 받은 사실을 전해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은행원이니까 저보고 신혼 대출받으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30대 여성 은행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A 씨에 따르면 그는 남자친구와 1년 6개월째 교제 후 결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측 부모님은 한 번씩 뵌 적 있고 적령기다 보니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A 씨는 "저랑 남자친구 각각 모은 돈이 1억원씩 있고 저희 부모님은 1억원을 따로 지원해 주시기로 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첫 만남에서 저에게 '따로 도와줄 형편은 안 된다'고 못 박으셨다. 섭섭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남자친구 아버지의 생신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됐다는 A 씨는 "어머님이 저보고 '은행원이라 대출 많이 나오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심사받는 건 똑같고 임직원에게 조건 없이 터주는 건 어느 금융권이나 2000만 원 한도는 똑같다'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님은 '아들이 이래저래 요즘 신경 쓸 것도 많고 복잡하니 네가 대출받으라'라고 했다. 물론 대출에 대해 저도 남자친구와 이야기 안 한 건 아니지만 제 남자친구도 신용등급이 좋은 편이라 상담 다 받아보고 더 조건이 좋은 사람이 받기로 했는데 대뜸 제 직업을 들먹이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받으라고 하니까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모은 돈이야 비슷하다고 쳐도 저희 부모님이 조금 보태주신다 했는데 대출도 제가 받아 가면서까지 이 결혼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부부가 되면 같이 갚아나가겠지만 대출 명의를 제 앞으로 하는 건 다른 문제 아니냐. 남자친구는 '뭐 그런 걸 가지고 서운해하냐?'며 '네가 하는 일이 은행원이니 그냥 한 말씀이다'라며 흘려들으라더라. 제가 별거 아닌 걸로 까칠한 것이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은 "명의 문제가 아니고 무례하다",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 "넌지시 물을 수 있는 문제다", "은행 다닌다니까 조건이 좋을 것 같아서 물을 수 있다고 본다" 등의 찬반양론을 펼쳤다. 또한 "집 명의를 대출명의자로 하면 된다"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