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2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에너지와 합병 2년 차를 맞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자금줄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는 5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년물, 3년물, 5년물로 구성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매겼다. 포스코가 국내 공모채 시장을 찾은 건 1년여 만이다. 지난해에는 5월과 8월 두 차례 회사채 시장을 찾아 총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외화채 시장에서도 조달 기회를 엿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에서 국제 신용등급을 신규 부여받았다. S&P로부터 'BBB+', 무디스로부터 'Baa2' 등급을 받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국제 신용등급이 매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그룹에서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에 이어 세 번째다. 국내 기업이 외화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향후 외화채 조달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금조달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포스코 그룹이 장인화 포스코 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 보수적인 자금조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금이 풍부한 자회사의 경우 불필요한 차입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게 포스코 그룹의 분위기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소요가 큰 만큼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에너지 사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투자액(5376억원)의 두 배 규모에 달한. 천연가스 생산과 수송,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기존 상사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글로벌 친환경 종합 사업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투자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호주 천연가스 사업 확대를 위해 자회사인 세넥스에너지에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위해 총 4단계에 걸쳐 시설투자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에너지 합병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도 투자수요 확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해 포스코에 이은 두 번째 규모의 그룹 계열사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