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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체력 키운 롯데마트, 5년 만에 새 점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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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부실 점포 정리와 기존점 리뉴얼에 집중해온 롯데마트가 5년 만에 신규 출점에 나선다. 그동안 ‘보틀벙커’ ‘그랑그로서리’ 등 특화 매장의 성과로 체력을 키운 만큼 식료품에 강점을 지닌 매장을 늘려 이마트 홈플러스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롯데마트가 ‘확장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999가구가 들어서는 서울 천호역 근처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단지에 식료품 특화 매장을 낼 예정이다. 지하 1층에 4300㎡ 규모로 이달 계약을 맺은 뒤 매장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신규 매장 출점은 2019년 인천터미널·이천·수지점 이후 5년 만이다. 롯데마트는 업황이 악화한 2020년부터 ‘외형 확장’ 대신 ‘점포 효율화’에 주력했다. 4년간 양주점·천안아산점·의정부점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 14곳의 문을 닫았다. 그 결과 2022년엔 연간 흑자 전환(540억원)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73억원까지 늘었다.

일반 대형마트 틀을 벗어난 특화 점포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롯데마트는 2020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 강성현 대표가 부임한 후 와인 및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 장난감·완구 특화 매장 ‘토이저러스’, 리빙·주류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매장 ‘제타플렉스’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수만여 개 품목을 모아놓는 대신 특정 품목에 집중한 매장으로 반전을 시도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재단장해 새롭게 선보인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그로서리’에선 업계 최초로 매장의 90% 이상을 식품으로만 채웠다. 비식료품은 오프라인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식료품만큼은 오프라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고물가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은평점의 올해 2분기 매출과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씩 증가했다. 성과가 나자 베트남 하노이센터점,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시티점 등 해외 매장도 그랑그로서리처럼 바꿨다. 강 대표는 최근 “그랑그로서리는 롯데마트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이자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가 이마트 천호점과 도보 5분 거리인 곳을 신규 점포로 택한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과거 이마트, 홈플러스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떨어진 곳에 출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국내외에서 식료품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이마트와도 경쟁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강점인 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출점 재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마트로선 지속적인 리뉴얼과 매장 혁신을 통한 기존점 경쟁력 강화, 식료품에 특화된 신규 점포 개발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 올초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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