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력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 이후에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를 포함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메이저 석유사와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지난 26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시점의 문제일 뿐 계속 검토해왔다”며 “폭염기가 지나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전기를 원가보다 싸게 공급한 결과 2021~2023년 43조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지난 6월 말 한전의 총부채 규모는 202조9900억원에 달했다. 2022년 이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44.1% 인상하면서 작년 3분기 이후 연결기준 흑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규모 부채로 인한 이자가 연간 4조원에 달한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안 장관은 “주관사를 선정하는 중이며 투자설명회를 통해 메이저 석유기업들과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며 “첫 번째 시추는 이미 확보한 예산으로 진행하지만, 두 번째 시추부터는 해외투자를 받고 시추 위치 등을 투자사와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연일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과 관련해 안 장관은 “올해는 폭염 기간에 장마가 겹치면서 태양광발전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전력 수급 상황의 구조적인 문제를 감안할 때 재생에너지와 원전 확대를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이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산업부 예산 11조5010억원이 편성됐다고 소개했다. 첨단산업 육성, 수출·외국인 투자 활성화, 경제안보 강화 등에 산업부 예산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5조2790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10% 증가해 2023년 수준으로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R&D 개혁’ 차원에서 올해 산업부의 R&D 예산을 2023년 대비 10%가량 깎았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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