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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號 100일…삼성전자, 모빌리티·AI 사업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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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퀄컴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주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용 D램 공급을 시작했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는 미국 IBM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생산 물량을 수주해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한다.

차량용 D램과 AI 가속기 파운드리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분야다. 지난 5월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사진)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모빌리티, AI 등 신사업에서 하나둘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D램 1위 마이크론 잡는다
삼성전자는 27일 “퀄컴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32GB(기가바이트) LPDDR4X(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 4X)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 반도체가 들어간 인포테인먼트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소니혼다모빌리티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는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사고로 직결되는 자동차 특성상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LPDDR4X는 차량용 반도체 표준 규격인 ‘AEC-Q100’을 충족해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차량용 칩은 반도체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에는 200~300개 반도체가 장착되지만 전기차는 1000개 이상,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 들어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2억달러(약 101조원)에서 2028년 1152억달러(약 153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저장하는 D램뿐 아니라 ‘자동차 두뇌’로 불리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오토’도 생산한다.
‘차 안의 노트북’ 인포테인먼트
‘차 안의 노트북’으로 불리는 인포테인먼트는 요즘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자동차는 ‘쉬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차량용 D램인 LPDDR5도 올해 양산해 퀄컴 인포테인먼트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퀄컴과의 협업을 계기로 차량용 D램 1위 자리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D램 1위는 미국 마이크론(점유율 44%)이다. 삼성전자는 32%를 점유해 2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키옥시아(6%), 웨스턴디지털(5%), 난야(5%), SK하이닉스(4%) 등이 잇고 있다.

AI 분야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 IBM은 2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5㎚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된 AI 프로세서 ‘텔럼2’와 AI 가속기 ‘스파이어’를 공개했다. IBM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차세대 칩이 전례 없는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예정 시기는 내년이다.

삼성전자는 올 5월 전 부회장 취임 이후 ‘근원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전 부회장은 2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는 취임 이후 ‘본진’으로 불리는 D램 사업 조직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관료화한 조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했다.

박의명 기자/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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