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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탈북 루트' 북한과 2.5km 교동도…"北 발칵 뒤집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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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북한 주민 1명이 남북 중립수역을 걸어서 강화 인근 교동도로 귀순한 가운데 비슷한 경로의 탈북을 또 막지 못한 북한 내부 역시 발칵 뒤집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동도는 북한과 최단거리가 2.5㎞가량인 만큼 과거에도 귀순 '단골 루트'로 꼽혀온 곳이다.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9일 군에 따르면 전날 귀순한 북한 주민은 한강하구 남북 중립수역에 썰물로 물이 빠진 틈을 타 도보를 통해 교동도로 이동했다. 우리 군은 이 주민이 북측에서 출발할 때부터 감시했고 귀순을 유도했다고 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질의에 "(귀순을) 유도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북한 주민이 걸어온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1953년 체결한 정전협정에 따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인근에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 인근까지 만들어진 약 67㎞ 구간이다. 군사분계선이 탄현면 만우리까지만 설정돼 한강 하구에 별도 완충지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설정됐다. 이 지역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한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통해 교동도로 귀순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여럿 있었다. 2017년에는 20대 초반 남성이 이런 루트로 귀순했다가, 2020년 다시 월북하는 사례가 나왔다. 2014년 8월엔 부자(父子)가 나란히 헤엄쳐 교동도로 들어왔다. 2013년 8월엔 북한 주민이 교동도 민가까지 들어와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탓에 군의 허술한 경계 문제가 도마 위로 오르기도 했지만, 이번엔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서 "유도한 작전"이라고 언급하면서 경계 문제에 선을 그었다.


그동안 이같은 귀순이 가능했던 이유는 교동도가 북한과 최단거리로 불과 2.5㎞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폭이 가장 좁은 곳이 900m에 불과하고, 썰물 때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빠지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루트를 통해 향후 '대량 탈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브로커를 끼고 중국 등을 통해 탈북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처럼 '걸어서' 내려왔다는 건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들 입장에서 훨씬 큰 '도전'이었을 것"이라며 "과거 발생했던 비슷한 루트의 탈북을 계속 막지 못해 북한 내부도 발칵 뒤집혔을 테고, 향후 내부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 이렇게 걸어오는 게 '대량 탈북 루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군이 가동하고 있는 대북확성기 방송이 탈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고출력 스피커를 쌓은 형태의 대북확성기 방송은 기상 상태가 좋으면 20㎞ 떨어진 거리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군 소식통은 "이 주민의 원래 거주지가 어딘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확성기 방송의 영향이 있는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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