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에서 2위에 그친 집권 여당 르네상스가 하원 의장 자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다수당이 없는 상황이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에서 의장석을 확보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중도 진영 중심의 정부 구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기 총선으로 구성된 프랑스 17대 하원이 18일(현지시간) 개원한 가운데 르네상스 소속 야엘 브론 피베 의원이 하원 의장으로 재선출됐다. 투표는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투표까지 진행됐다. 프랑스 하원 의장에 선출되려면 1·2차 투표까지 재적 의원(577명)의 과반수(289명)를 얻어야 한다. 2차 투표까지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차 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를 의장으로 뽑는 구조다. 3차 투표에서 피베 의원은 220표를 득표해 207표를 얻은 앙드레 샤세뉴 신민중전선(NFP)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극우 국민연합(RN) 후보는 141표를 얻는 데 그쳤다. 피베 의장은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2022년 6월 여성으로는 처음 하원 의장에 선출됐다. 이어 이번에 재선까지 성공한 기록을 남겼다.
하원 의장은 대통령, 총리, 상원 의장에 이어 프랑스 국가 의전 서열 4위로 의사 일정 진행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하원처럼 의회 내 절대 과반을 얻은 정당이 없을 땐 의장석을 확보해야 입법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프랑스 의회가 교착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좁은 길이 보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수당이 없어 프랑스 의회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와중에 중도 정부를 꾸릴 수 있는 불씨를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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