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2015년 이란핵합의(JCPOA) 타결 때 대외 정책을 이끈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에게 대통령직 인수 조직을 맡겼다.
13일(현지시간)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새 행정부 출범 때까지 장관 후보자를 검토하는 등 대통령직 인수인계 과정에 조언하는 전환기운영위원장에 자리프 전 장관을 기용했다.
이란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인 2015년 핵합의 타결로 일부 제재가 완화되며 경제에 숨통이 트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핵합의를 파기하면서 강도 높은 제재가 재개됐다. 중도·개혁파인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서방과 관계 정상화, 핵합의 복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미국 압박에 반응하지 않겠다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의지도 밝혔다. 현지 영자신문 테헤란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현실을 인식하고 이란이 압박에 대응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우리는 2015년 선의로 JCPOA에 가입하고 의무를 완전히 이행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순전히 자국 내 분쟁과 복수심에 의해 협정을 불법적으로 탈퇴함으로써 이란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 파괴를 초래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다만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국방 교리는 핵무기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싶다”며 “미국이 과거 오판에서 배우고 그에 맞게 정책을 조정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었다”며 “우리는 이런 우호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언급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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