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의 그림자가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으며 사회 전반에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단속과 처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청년층 마약 문제의 해법은 교육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담배나 성(性) 문제처럼 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에서 꾸준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기홍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10·20대 마약 문제의 해법은 무조건 교육”이라며 “학생들이 마약류를 대하는 인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도 “성교육이 이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마약 교육도 그렇게 돼야 한다”며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하는 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독성이 심한 경우에는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태순 대검찰청 마약과장은 “교육과 보호만으로는 마약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다시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시 격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 산하 마약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김희준 법무법인 엘케이비 대표변호사는 “범죄 예방과 처벌·단속, 치료·재활 기능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다”며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통합 기구인 마약청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스페인 마약특별검찰청과 같은 해외 사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9년 대검찰청은 마약·조직범죄 수사청 신설 법안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유야무야됐다. 그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2022년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대검찰청 산하에 마약범죄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됐다.
치료와 재활에 방점을 둔 ‘마약법원’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의연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올해 2월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약물 남용 치료에 중점을 둔 한국형 전문법원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