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기 연속 적자를 낸 SK온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분기 흑자를 낼 때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고, 조직도 슬림화하는 등 고강도 혁신을 이어가기로 했다.
SK온은 1일 임원회의를 열고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모든 C레벨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고 발표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은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수시 인사를 하기로 했다. 지난달 28~29일 SK그룹 주요 CEO가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도출한 그룹 경영방침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SK온은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이미 시행 중인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와 오전 7시 출근도 계속하기로 했다. 또 전 직원이 한곳에 모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정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회의를 마친 뒤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임원과 리더부터 위기 상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겠다”며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각자 위치에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는 진정한 글로벌 제조기업으로서 내실을 다질 기회”라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온은 최근 1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가 2조2962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SK온이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7조원 넘는 투자금이 필요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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