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국내 대회에서는 해외파 선수들의 극적인 우승이 유달리 많다. 2018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임성재(26)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으로 꼽힌다. 꾸준한 플레이와 매너 있는 태도로 미국 현지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대회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중하위권으로 대회를 마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임성재는 최근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계기는 지난 4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2연패였다. 대회 기간 내내 임성재의 조에는 구름갤러리가 물려 그의 샷 하나하나에 열광하고 응원을 보냈다. 임성재는 “한국 팬들의 응원에 정말 힘이 난다”며 “미국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이후 임성재는 PGA투어에서 ‘톱10’에 세 번 오르며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PGA 챔피언스 투어를 뛰고 있는 최경주(54)는 지난달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하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젊은 선수들도 이겨내기 쉽지 않은 시차에도 최경주는 아들뻘 선수들과 경쟁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경주는 올해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꼭 상금랭킹 상위에 오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효주(29) 역시 고국에서 최근 ‘보약’을 먹고 갔다.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LET) 아람코 팀 시리즈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지난해 톱텐 9회에 우승 1번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좀처럼 우승 경쟁에 나서지 못했다.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는 커트 탈락까지 하며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국에서 든든한 팬클럽의 응원 속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한국에 와서 보약을 먹은 기분”이라고 말했으며, 자신의 말처럼 최근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2위에 오르며 임진희와 함께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해외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한국은 단순한 고향이 아니다. 낯선 해외 땅에서 고된 투어 일정에 지칠 때, 한국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큰 선물일 뿐 아니라 국내파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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