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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멕시코 선거 결과에 양국 증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지난 1일까지 6주간 이어진 인도 총선에선 시장 친화적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압승을 예측한 출구조사 결과에 인도 증시는 한때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2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멕시코에선 좌파 집권당의 압도적 승리에 증시는 4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급진적인 개혁 가능성에 시장 우려가 커진 탓이다.
개표 결과에 요동친 인도 증시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출구조사에서 모디 총리 소속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의 압승이 예상돼 이날 인도 증시는 3% 넘게 급등했다. 니프티50지수(NSE)는 장중 3.6%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25%의 상승률로 마감했다. 이는 2년 만의 가장 큰 상승폭이다. 아시시 추 루미스세일즈앤코 신흥시장주식책임자는 “지난 10년간 인도를 세계 최고 수준의 증시로 만든 모디의 친성장, 투자자 친화적 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INDA)도 전날보다 3.4%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모디의 3연임을 기대하며 인도 관련 ETF로 자금을 쏟아부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인도 ETF에는 3억7750만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에는 1억9290만달러, ‘위즈덤트리 인도 수익 펀드’(EPI)에는 8260만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4일 개표 초반 결과 예상보다 NDA의 득표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니프티50지수와 센섹스지수 모두 5% 넘게 급락했다. 아밋 쿠마르 굽타 핀트렉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도 시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140%에서 거래될 정도로 고평가 상태”라며 “향후 정책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 증시 6%대 급락
멕시코 대선과 총선에선 좌파 집권당이 압승하자 3일 멕시코 증시가 폭락하고, 현지 화폐인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멕시코 벤치마크 주식시장 지수인 IPC지수는 전날 대비 6.1% 하락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멕시코 경제에 대한 국가 통제가 강화되고, 권력 견제가 약화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뉴욕증시에 상장된 멕시코 주식 추종 ETF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 ETF’(MWW)는 전날보다 10.7% 급락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프랭클린 FTSE 멕시코 ETF’(FLMX)도 10% 넘게 하락했다. 두 펀드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마켓워치는 좌파 집권당의 압승으로 전임 대통령이 제안한 전면적인 헌법 및 법률 개혁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고디언 케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신흥시장 국가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집권당의 에너지 정책, 재정 관련 입장, 통화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