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수장 교체를 단행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HBM 특성상 최적화 과정이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8단·12단 HBM3E 칩에 대한 테스트 실패 결과를 내놨다. 로이터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통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HBM3와 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로이터 측 문의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던 경계현 사장이 물러나고,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를 이끈 주역인 전영현 부회장을 전격 선임했다. DS 부문은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선 HBM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진 위기론이 반영된 인사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전담팀을 꾸리고 5세대 제품인 HBM3E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납품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는 또 다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AMD에 HBM3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며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제품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최적화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특정 시점에서의 테스트 관련 보도'는 오해 소지가 있을뿐더러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다만 2022년 6월부터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해온 SK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계획에는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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