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18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 중심 거래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4월 시장에서 금 6만트로이온스(약 1.9t)를 매입해 총 금 보유량을 2264t으로 늘렸다. 금값이 급상승하면서 지난달 매입량은 지난 2월 (39만트로이온스)과 3월(16만트로이온스)에 비해선 줄어들었지만, 꾸준히 보유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금 시장에서 723만트로이온스(약 225t)의 금을 순매수해 매입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1977년 이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금을 사들였다.
인민은행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 국채를 내다 팔고 금 매입을 늘렸다.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를 국제결제시스템망(스위프트·SWIFT)에서 퇴출시키고, 해외 달러화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달러화를 제재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관타오 중국은행(BOC) 인터내셔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에 "(달러화 중심)국제 통화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자산을 다양화해 외환 보유고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등의 금 매입 러쉬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고, 금값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 선물은 올초에 비해 12%가량 오른 트로이온스당 232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1분기 금 매입 규모는 사상 최대였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평균 금 보유 비중은 아직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준비금의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외환보유액의 4.6%에 불과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