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입주를 앞둔 전남 무안군 소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건물 외벽과 슬라브가 휘는 등 심각한 하자가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6일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해당 신축 아파트 외벽과 계단, 엘리베이터, 공용부 벽면 등의 하자를 예비 입주자들이 촬영한 사진이 담겼다.
사진에서는 건물 외벽이 고르지 못하고 휘어져 있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작성자 A 씨는 "한눈에 봐도 보이는 건물 외벽이 휜 모습"이라며 "지진이 나면 전부 다 죽는 거 아닌지(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내부 벽면이 수평이 맞지 않고, 창틀과 바닥 사이 간격이 뒤틀려있는 모습도 있었다. A 씨는 "타일과 벽 라인을 보면 수직, 수평이 안 맞고 난리"라며 "이것이 브랜드 (아파트의) 마감"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엘리베이터가 위치한 층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떨어져 나갈 듯 매달려있는가 하면 숫자의 일부만 표기돼있는 곳도 있었다.
계단의 타일이 깨져 있는가 하면 화장실 타일 내부에 타일을 채워 넣었다가 타일 외벽이 깨지며 내부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세대마다 하자가 평균 150개, 많게는 200개 이상 나오고 공용부의 하자가 판을 친다"면서 "이 상태로 사전점검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이 아파트에 접수된 하자 건수는 6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부터 해당 지자체의 온라인 민원 게시판은 입주 예정자의 민원으로 도배되고 있다. 민원인들은 자신이 이 단지의 예비 입주자라며 군수 차원에서의 대응, 준공 승인 중지, 정밀 안전 진단 후 2차 사전 점검 재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앞서 목포 MBC 등 지역 매체를 통해 "중대한 하자가 보완된 후 사용 승인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준공 과정에서의 행정적 책임 등 비판의 여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