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를 확대하며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누구나 쉽게 신차를 체험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드는 동시에 사후관리서비스(AS) 인프라를 개선해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테슬라, 폴스타 등 일부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100%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면서 한때 거세지는 듯했던 ‘온라인 확대’ 물결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소통 늘리는 수입차
혼다코리아는 이달 27일 국내 최초의 브랜드 체험 공간 ‘더 고(the go)’를 경기 성남에 연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카페 스타일의 공간에 시승센터의 역할을 융합한 ‘모빌리티 카페’를 핵심 콘셉트로 내걸었다. 위치도 정자동 카페거리 인근으로 잡았다.혼다는 더 고를 누구나 방문해 혼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주요 모델을 시승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하철 신분당선 정자역 가까이에 공간을 마련한 것도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가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다. 혼다 큐레이터가 상주하면서 전시된 대표 모델에 대한 상세하고 전문적인 설명도 해준다. 혼다는 지난 15일부터 혼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더 고 시승 예약을 시작했다.
이런 신개념 오프라인 체험 공간은 혼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통틀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름부터 로고 디자인까지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고(go)’는 혼다가 추구하는 일상에서의 이동의 즐거움과 모빌리티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단어”라며 “로고도 도로의 형태와 혼다 자동차·모터사이클 바퀴 모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다양한 모빌리티 브랜드가 접전하는 한국 시장에서 첫 문을 연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많은 소비자가 내 이웃처럼 일상에서 편안하게 공간을 즐기고 자연스럽게 혼다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작년 4월 100% 온라인 판매를 도입한 혼다가 새로운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꾸린 것을 두고 “여전히 차를 살 땐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를 결정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혼다 자동차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로 사는데, 이들은 오프라인 구매에 보다 익숙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이라며 “온라인을 통해 차를 판다는 원칙을 유지하더라도 실제로 차를 보여주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직영 서비스센터 확장 속속
수입차 업계는 전국 서비스센터 확장에도 팔을 걷었다. AS 네트워크가 얼마나 탄탄한지가 소비자의 차량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국고 보조금 결정 과정에서도 직영 AS 센터의 중요성이 커졌다. 작년까진 전산시스템이 있는 경우 직영 AS 센터가 전국에 한 곳이라도 있으면 보조금을 깎이지 않았지만, 올해엔 전국 8개 권역에 최소 한 곳씩 AS 센터를 직접 운영해야 감액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이달 경북 구미에 도요타·렉서스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었다. 지하 포함 2층 규모의 건물은 연면적 1610㎡에 달한다. 매달 240대 가량의 차량 정비가 가능하다. 이번 구미 거점 개장으로 렉서스는 국내에 서비스센터 34곳, 도요타는 30곳을 운영하게 됐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넓히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이달 초 경남 서부 지역 소비자와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진주 전시장·서비스센터를 개장했다. 연면적 2276㎡,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엔 프리미엄 고객 라운지부터 판금·도장 수리가 가능한 워크베이까지 갖춰져 있다. 매달 최대 690대의 차량을 수리할 수 있다. 볼보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철학에 따라 태양광 패널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로 운영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청주, 군산 등에 새 전시장을 열고 서울 대치동, 하남, 청주, 군산 등에는 서비스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