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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르는 데에 그치며 블룸버그 전문가 예측치인 0.4%를 밑돌았다. 지난 2월 춘제(중국 설 연휴) 이후 다시 수요가 둔화되고 생산자물가지수도 18개월 연속 하락하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CP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CPI는 지난 2월에는 0.7%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올랐으나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2월에는 춘제 영향으로 식품 및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며 CPI가 6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3월 근원 CPI는 0.6% 올랐지만 전월 기록인 1.2%보다는 떨어졌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시장 공급은 충분한 수준이었지만 설 연휴 이후 계절적으로 3월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 식품 가격은 2.7% 하락하며 전월 대비 하락폭이 1.8%포인트 커졌다. 둥 수석통계사는 식품 가격이 CPI를 끌어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체 육류 소비의 약 60%를 차지하는 돼지고기 가격은 2.4% 내렸다. 지난 2월 설 연휴 영향으로 23.1% 상승했던 여행 서비스는 3월에는 6.0% 오르는 데에 그쳤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떨어지며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지난 2월(-2.7%)보다 0.1%포인트 더 내린 수치다.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1년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석탄 및 채굴 가격은 15.0%, 비금속 광물 가격은 8.1% 내렸다. 자동차 제조 산업 가격도 전년 대비 0.8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 침체가 여전하고 구직 시장도 약한 가운데 춘제 기간 특수로 살아난 내수 회복이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디플레이션 징후가 보이는 중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관찰되고 있다”며 “세계 양대 경제대국 사이의 지속적인 금리 격차가 위안화에 하락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11일 오후 4시 기준 위안화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24위안화까지 치솟으며 3개월래 최고 수준(위안화 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