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선거 결과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총선 전엔 오르다가 끝난 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최근 증시 오름세를 이끈 만큼 여당이 참패할 경우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16대부터 2020년 21대까지 최근 여섯 번의 총선 가운데 네 번은 선거일 이후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다.17대 총선 당시에는 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16.14% 떨어지기도 했다. 18대 총선(3.9%)과 코로나19 사태였던 21대(3.7%)에만 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여당이 크게 패배하면 국내 증시 오름세를 이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여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야당은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는 등 증시 관련 정책에 양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강화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은 여야 합의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200석을 이상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행력,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다시 한 번 커지면서 '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들의 분위기 반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했다.
총선이 증시에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총선이 다가오며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 자체가 코스피 지수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