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등 C커머스가 유통업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21일 서울 천호동 GS리테일 동북부사무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C커머스(중국계 e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C커머스의 자금력이 워낙 크다”며 “온라인에 가장 먼저 위협이 될 것이고, 오프라인도 견제를 위한 출혈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허 부회장은 아울러 “침체한 경기와 소비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사업을 벌리기보다 편의점·슈퍼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선식품 비중을 늘린 신선강화형 편의점을 확대하고, 슈퍼에선 고객·상권 특성을 감안한 상품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부진한 사업 부문에 대한 과감한 매각 의지도 밝혔다. 그는 “경쟁력이 미흡한 투자기업은 지분 매각 또는 축소를 통해 비중을 줄이겠다”며 “고객 수요와 메가 트렌드 등을 고려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GS리테일뿐만 아니라 올해 주요 유통 대기업 대부분이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C커머스의 공세까지 격화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날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BGF 주주총회에 참석한 홍정국 BGF그룹 부회장도 공격적인 확장보다 점포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회장은 “기존의 점포 수 중심의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개별 점포의 일일 매출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BGF는 지방 소멸·축소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는 지역 맞춤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내수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U는 몽골 370개, 말레이시아 140개 등 해외에서 5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에도 1호점을 열었다.
신세계도 올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극단적 소비 성향의 심화와 치열해지는 온·오프라인 업태 경쟁, 패션 브랜드 불황 등으로 인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든 사업 영역에서 영업 활동의 손익과 효율 검증을 강화하고 사업 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양지윤/이선아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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