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에서 여의도 한강공원 '만남의 장소'로 향하자 불법 노점상이 여럿 보였다. 공원 입구에는 '여의도 한강공원 내 불법 노점상 특별단속 및 계도 안내'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여러 노점상이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를 내뿜으며 손님들을 끌어모았다.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러 온 시민들도 목살, 닭꼬치, 다코야키를 조리하는 냄새에 이끌려 노점상 앞으로 길게 줄을 섰다.
한강공원 내 노점상들의 영업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 적치물로 공원 부지를 사유화하고 있어서다. 공원 내 도보 바로 옆에 노점을 설치해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점상들은 영업 공간 뒤편 화단을 자기 땅 마냥 사용하고 있었다. 20여개의 불법 노점상이 있는 한강공원 공간 뒤편에는 ‘몽골 텐트’가 6개 정도 만들어져 있었다. 계란 등의 냉장 식재료들이 상온에 방치돼있었고, 사용 중으로 보이는 LPG 가스통도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일부 노점상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면서 공원을 지나다니는 자전거와 부딪힐 뻔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 나타났다. 유동인구가 많은 '스폿'에 영업하기 위한 자리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보행로 근처까지 노점상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날 보행로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철판 아이스크림' 노점에는 사람이 계속 몰렸다. 인파가 자전거 도로선을 침범할 때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들이 벨소리를 연신 울리며 지나쳤다.
이날 한강공원을 방문한 이모 씨(28)는 “신호등도 따로 없는 자전거 도로에 사람들이 서 있어 위험하다"며 "특히 주말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데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 내 불법 노점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된 시민 민원이 지속돼 단속 담당 인력이 보강된 상태”라며 “상인들 반발이 심한 강제 철거보다는 노점상을 설치하지 못하게 단속요원을 통해 미리 노점상 설치를 막는 등 조금 더 강경한 단속 진행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