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중국의 침공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통신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와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등에 의문이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대만이 자체 위성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올해 13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성공을 위해선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2026년까지 첫 번째 통신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2년 이내에 두 번째 통신 위성을 발사하는 게 목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대만 역시 중국에 의해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대부분의 통신 시스템이 중단되고, 일론 머스크가 통제하는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테슬라 자동차 생산과 판매를 위해 수시로 중국을 드나들면서 친중 발언을 내놓고 있다.
대만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광섬유 케이블과 관련해 2017년 이후 약 30번의 파손 사고가 났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정기적으로 대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실시하고, 수시로 영해 및 영공에 대한 침입을 감행하는 상황이다.
대만의 이 같은 시도는 시간, 기술, 비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은 전통적인 통신 위성이 비행하는 곳보다 훨씬 더 가까운 지구에서 약 160㎞ 떨어진 저궤도에 배치됐다. 스페이스X도 수천 개의 위성을 발사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아마존을 비롯해 비슷한 시도를 했던 기업들 지금까지 위성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기업 온웹은 수백 개의 위성을 우주로 보냈지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프랑스 유텔셋에 인수됐다.
대만은 2018년부터 스페이스X와 협상해 위성 인터넷 기술을 확보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지만 실패했다. 일론 머스크가 대만 기업이 지배지분을 가진 합작사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로켓도 문제다. 대만은 현재까지 모두 미국 스페이스X와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 등 로켓으로 기상 위성 등을 발사해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