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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호황에도 美 유권자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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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경제가 강력하다는 여러 지표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점수’는 오르지 않고 있다. ‘슈퍼 화요일’ 이후 경쟁 상대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폭 앞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지만, 경제 개선 속도에 비례해 지지율이 반등하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과 공동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48%가 현재 자신의 경제 상황에 대해 “편안하다” 또는 “생활에 필요한 돈을 모두 지출하고도 약간 저축할 수 있는 정도”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직전 여론조사(43%) 때보다 5%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우수하다” 또는 “좋다”고 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21%에서 30%로 뛰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6% 수준에서 정체했다. 부정 여론은 4개월 새 59%에서 57%로 단 2%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경제 분야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명확히 뒤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40%로, 바이든 대통령(34%)보다 높았다. 양당 중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29%가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신뢰했다. 트럼프보다 바이든을 믿는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자신의 경제 상황이 나아졌냐는 질문에는 48%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나아졌다”는 응답(20%)보다 두 배가 더 많았다.



에릭 고든 로스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제 문제에 있어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여론보다 부정 여론이 더 많다”며 “대선의 키를 쥔 무당파 유권자들이 더 나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은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지난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2.5%로, 1%대 후반 언저리로 추정되는 잠재 성장률을 웃돌았다. 주요 선진국 대비해서도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실업률도 4% 이하 수준에서 낮게 유지되고 있는 데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시장 예상보다 많은 27만5000개(올해 2월) 늘어나는 등 고용 시장도 뜨겁다. 미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80%로, 이전 조사(82%)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 60%가량은 생활비, 일자리 등 경제 문제를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점은 유권자 대부분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현 정권의 실책과 직접적으로 연결 짓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조사 응답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후폭풍과 더불어 대기업들이 고물가를 악용하는 상황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숨은 수수료’(junk fee)를 매겨 고가를 책정하는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방침을 밝혔다.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대로 내려앉을 거란 시장 예상(2.9%)을 깨고 3.1%를 기록, 물가 둔화를 기대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오는 12일 발표가 예정된 2월 CPI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도 3.1%에 형성돼 있다.

이번 조사는 주요 지역 경선이 한꺼번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 이전인 2월 29일~3월 4일 미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진행됐다. 오차 범위는 ±3.1%포인트다. 슈퍼 화요일 직후 치러진 첫 지지율 조사(에머슨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소폭 따돌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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