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기업재생에너지펀드'의 첫 투자처가 결정됐다. 지난 2021년 코오롱글로벌이 수주한 '태백 하사미 육상풍력 발전사업'이다. 금리 인상기에 공동 출자사인 한국서부발전까지 발을 빼면서 좌초 위기에 빠졌던 사업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재생에너지펀드를 운용하는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자펀드를 결성하고 첫 투자처로 태백 하사미 육상풍력 발전산업을 선정했다. 자펀드 위탁운용사는 하이자산운용이다. 결성된 자펀드는 모펀드인 기업재생에너지펀드가 200억원, 민간 투자금 100억원 등 총 300억원을 투자한다.
기업재생에너지펀드는 한국에너지공단과 IBK기업은행이 국내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조성했다. 에너지공단의 녹색프리미엄 재원 2000억원과 IBK기업은행의 투자금 500억원이 투입됐다. 투자 중개업자인 IBK투자증권에 투자금을 납입해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모펀드에 투자한다.
1호 투자처로 낙점된 태백 하사미 육상풍력 발전사업은 지난 2021년 코오롱글로벌이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으로 수주했다. 총 사업비는 600억원 수준이다. 당초 그해 4분기 착공 예정이었으나 2년 이상 지연됐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부채 부담이 큰 만큼 금리 인상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해 공동 출자사인 서부발전까지 사업을 철회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코오롱글로벌은 펀드로 마련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재개한다. 태백 하사미 육상풍력 발전사업은 3월 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역시 원전을 비롯해 수소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현재 7.4%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4년 25.8%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