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서면 점검한 결과 23일 오후 7시 기준 소속 전공의의 80.5%인 1만3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아직 이들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무단으로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도 총 9006명으로 집계됐다. 100개 병원 소속 전공의의 72.3%에 해당한다.
복지부는 근무지 이탈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까지 근무지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만약 이날까지 복귀할 경우 현행법 위반에 대해 최대한 정상 참작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지원센터에 신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38건이다. 수술 지연이 31건, 진료 거절이 3건, 진료예약 취소가 2건, 입원 지연이 2건이었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17건에 대해선 피해보상 등 법률 상담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27일부터 전국의 종합병원과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는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앞서 정부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결과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뒤 의료 현장에서는 진료보조(PA) 간호사 등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업무를 강제로 떠맡고 있어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