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친명계 인사를 대거 단수 공천하는 결과를 22일 발표한 가운데, 컷오프(공천배제)된 현역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공천 발표 직후 탈당 의사를 밝혔고,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은 당 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이수진 의원과 노웅래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해 경기 의정부을(김민철)·경기 광명을(양기대)과 충남 홍성예산 등 5개 지역구를 전략 지역구로 지정했다. 전략 지역구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현역 의원들은 자동으로 컷오프된다. 전략 공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은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반면, 친명계 인사는 이날 대거 단수 공천 대상으로 발표됐다. 서울 동대문갑에 안규백 의원, 동대문을에 장경태 최고위원, 인천 동·미추홀을에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인천 연수갑에 박찬대 최고위원, 대전 서구을에 박범계 의원 등이다.
당내에서 '비명 학살' 공천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친명'을 중심으로 한 공천 심사 결과가 나오면서 친명·비명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컷오프 대상이 된 현역 의원들은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공천 발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모함하며 버리고자 하는 민주당 지도부와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저는 위기 때마다 이재명 대표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도왔고, 오늘의 당 대표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후회한다. 그리고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특히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판결에 의하면, 너무나 결과가 보여서 많은 분이 실망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은 컷오프 결과에 반발해 긴급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공천위원장이 이에 대해서 해명하고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노 의원은 "부당한 공천을 바로잡기까지, 더 이상 희생자 나오지 않을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려고 여기 왔다. 이 자리에서 계속할 것"이라며 "시스템 공천이라고 해놓고서 뒤로는 특정인이 한 사천이다. 명백한 당의 횡포이자 공관위의 횡포 독재"라고 날을 세웠다.
노 의원이 농성을 시작한 장소는 국회 당 대표실로 23일 오전에도 당 최고위원회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노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면담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오지 않아서 안 했다"고 답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