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고공행진하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둔 20일(현지시간) 4.3% 하락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한때 6%까지 떨어진 뒤 하락 폭을 만회하며 전 거래일보다 4.35% 내린 694.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7% 하락한 지난해 10월17일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이다. 이날 하루 시가총액 손실은 780억달러(약 104조원)에 달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엔비디아는 최근 AI 머신러닝 관련 GPU 수요가 급증하며 연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전거래일까지 주가는 올해 들어 46.6%, 전년 대비 230% 증가했다.
이러한 엔비디아의 고공행진이 '과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전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두려움과 탐욕을 불러일으킨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 이후 즉각적인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벡 아리야 BofA 연구원은 실적이 시장의 낙관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엔비디아 주가가 11%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이는 수요와 경쟁의 변화보다는 공급 요인 때문일 것이라고 아리야 연구원은 짚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지난달 마감된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을 204억달러(약 27조원), 조정 주당순이익을 4.59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실제 실적 대비 각각 237%, 421% 증가한 수치다.
이날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미국 기술주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2% 하락한 15630.78에 거래됐다. AMD(-4.7%), ARM(-5.1%) 등 반도체 관련 주들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팔로알토네트웍스는 이날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이전 81억5000만달러~82억달러에서 79억5000만달러~80억달러로 낮추면서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19% 하락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