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쓰레기 정책 진짜로 바꿔야 합니다. 서울시가 쓰레기 문제를 총괄하는 본부장 권한을 저에게 주면 돈 한 푼 안 받아도 진짜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사진)은 도발적이었다. 그는 지난달 말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쓰레기 정책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야 하는데 매립이냐 소각이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구청장이 서울시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이유는 소각장 때문이다. 서울시는 종전 인천 매립장이 포화돼 더 이상 매립이 힘들어지는 2026년부터 하루 750t 규모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시는 마포 강남 양천 노원 네 곳에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해 신규 소각장 1개를 추가하기로 하고 마포의 현 소각장 옆에 하루 1000t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추가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박 구청장의 반발은 추가 소각장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서울 인구가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 쓰레기가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짤 필요가 없다”는 그의 지적은 수긍할 만했다. 그는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발생지에서부터 분리배출이 잘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추가적인 고열 처리가 필요한 음식물쓰레기가 일반쓰레기에 혼합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커피박(커피 찌꺼기)을 꼽았다. “서울에서 하루에 나오는 커피박만 50t인데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혼합된다”며 “커피박 수거차량을 운영하면 쓰레기 처리 효율이 훨씬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자질구레한 쓰레기까지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봉투값을 20배로 올리는 게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서울에서 하루에 3200t의 쓰레기가 나오고 이 중 매립과 재활용되는 부분을 제외한 2275t은 서울 내 4개 소각장에서 태운다. 박 구청장은 “시설이 개선되지 않아 80%에 그치고 있는 소각장 가동률만 100%로 높여도 하루 2850t을 처리할 수 있고, 법규상 허용되는 130% 가동(하루 최대 3700t)까지 하면 하루 1000t짜리 추가 소각장을 짓는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소각장 문제 외에도 그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적지 않다. 특히 올해 역점을 둘 사업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꼽았다. 홍대 일대 ‘레드로드’ 조성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기세를 이어 합정역 일대 상권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은/최해련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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