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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부러질 때까지 임무 수행…72번 '미라클 비행' 해냈다 [강경주의 IT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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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탐사 역사 최초로 지구 밖 행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화성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프로펠러 파손으로 임무를 종료했다.

NASA는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인저뉴어티의 프로펠러 1개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인저뉴어티는 2021년 2월 화성 탐사차(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에 실려 화성에 도착했고, 2개월 후인 4월19일 첫 화성 동력비행에 성공했다.

태양열 충전으로 가동되는 높이 49㎝, 무게 1.8㎏(화성에서의 무게 0.68㎏)의 우주 헬기는 당시 이륙 후 3m 높이까지 상승해 39초간 정지비행을 한 후 착륙했다. 화성 환경은 지구에서 받을 수 있는 양력의 100분의 1만 있어 동력비행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인저뉴어티의 비행은 라이트 형제의 인류 최초 동력 비행에 비견됐다.

인저뉴어티의 화성 비행은 당초 30일간 5번의 시험 비행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인저뉴어티는 거의 3년간 72차례의 비행 임무를 수행했다. 총 비행 거리는 원래 계획보다 14배나 길다.

인저뉴어티는 화성의 엄청난 먼지와 추운 겨울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성에서 생명체와 물의 흔적을 찾는 임무를 수행했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던 인저뉴어티는 프로펠러 손상으로 긴 여정을 마쳤다.

인저뉴어티는 탄소섬유로 만든 날개 4개가 보통 헬기보다 8배 정도 빠른 분당 2400회 안팎 회전하도록 설계됐는데, 나사는 날개 중 하나가 부러진 것을 확인했다. 프로펠러 손상은 헬리콥터의 양력을 감소시키고 균형을 깨뜨려 비행에 치명적이다.

시어도어 자네토스 인저뉴어티 프로젝트 책임자는 "인저뉴어티의 비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화성의 방사선 환경에서도 2년 이상 반도체, 리튬이온전지가 작동한다는 것은 나사 엔지니어들에게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소설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 마지막 비행을 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게 슬프다"고 전했다.

NASA는 인저뉴어티 시스템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남아 있는 영상과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인저뉴어티의 사고 데이터는 이후 계획된 화성 헬리콥터 임무의 성공을 위해 활용된다.

NASA는 인저뉴어티 성공을 발판으로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천체 중 하나로 꼽히는 타이탄에 로봇 회전날개항공기인 '드래건플라이(Dragonfly)'를 2027년 보낼 예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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