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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강세 흐름이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데다 애플 신제품 ‘비전 프로’의 판매 호조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회복하면서다. 투자자 사이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기대보다 지연된다고 해도 AI가 이끄는 기술주들이 뉴욕증시를 떠받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S&P500, 2거래일 연속 최고치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8.01포인트(0.36%) 상승한 38,001.81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38,000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S&P500지수도 전장보다 0.22% 상승한 4,850.43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 역시 사상 최고치다. S&P500지수가 직전 거래일인 19일 장중 및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월에 세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이후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2% 상승한 15,360.29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강세장은 지난주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의 실적 발표에서 촉발됐다. TSMC는 18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올해 AI 반도체 수요 강세로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255억3000만대만달러로 시장 예상치(6183억1000만대만달러)를 웃돌았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당시 “올해는 강력한 AI 수요로 인해 견고한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며 “TSMC 연간 매출 증가율은 최대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어 TSMC 실적은 애플과 엔비디아의 AI 관련 반도체 수요와 직결된다.
브라이언 프라이스 커먼웰스파이낸셜 투자관리책임자는 한 인터뷰에서 “마치 투자자들이 (AI 강세 흐름을)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며 “연초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약간의 변동성이 있었지만 이제 지난해 4분기와 같은 뚜렷한 (상승) 추세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 시총 1위 복귀
애플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사전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것이 알려진 것도 이날 뉴욕증시의 강세장을 이끌었다. 대만의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애플이 비전 프로를 16만~18만 대 판매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궈밍치가 예상한 초기 판매 예상치 6만~8만 대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이에 따라 애플은 22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로 돌아왔다. 종가 기준으로 12일 MS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6거래일 만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2% 오른 193.8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2조9980억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시총 3조달러를 재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오는 30~31일 예정된 미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발표되는 성장 및 물가지표는 변수다. 이들 지표 결과에 따라 월가에서 예상하는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25일과 26일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12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PCE)가 나올 예정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