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에 탑승하는 승객들 몸무게를 잰다는 소식에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기 안전을 위한 공익 목적이라고 하지만 익명이라 해도 몸무게 측정 자체에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시 몸무게 잰다"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부터 31일까지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출발 게이트에서 승객 표준 중량을 측정한다. 이 기간 승객들은 게이트(탑승구) 입장 시 휴대 수하물과 함께 체중계 위에 올라 몸무게를 측정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에도 열흘간 국내선 항공기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표준 중량을 측정한 바 있다.회사 측은 "측정 자료는 익명으로 수집되며 평균 중량 산출 외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되지 않는다"며 "안전운항을 위해 측정에 협조해주길 바라며 만약 측정을 원치 않으면 직원에게 말씀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사의 표준 중량 측정에 상당수가 불만을 표하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처음엔 항공기 안전운항이 목적이라고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게 때문에 안전운항에 부담된다면서 무게 단위로 추가 비용을 받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안전을 위한 체중 측정이라면 차라리 의무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몸무게 측정을 거부할 수 있으면 누가 몸무게를 재려 하겠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무게 측정을 거부하려 할텐데 그러면 표준 중량을 측정하는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항공기 안전운항 위해 정기적으로 표준중량 측정
국내 항공사들은 안전운항을 위한 국토교통부 고시에 의거, 휴대수하물을 포함한 탑승객 중량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운항에 반영하고 있다.이 체중 측정은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중량 및 평형 관리 기준'에 따라 항공사가 최소 5년 주기 또는 필요 시 승객 표준체중을 측정해 평균값을 내야하기 때문에 실시하는 것이다. 정확한 운항 중량을 확보해 항공기 운항 중량 예측 및 항공기 자세 유지를 위한 균형 관리무게 중심관리의 기존정보로 사용한다는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표준중량 측정을 위해 측정에 동의한 승객을 대상으로 측정(휴대수하물 포함)을 실시한다. 가명 정보인 성별과 무게 두 가지 측정 결과 만을 수집하고 측정장비도 항공사 프로그램과 별도로 운영한다. 약 2초 정도의 찰나의 순간 이뤄지므로 직원이 특정 개인과 무게를 매치해 인지하는 건 실제로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조사에서는 여름철 기준 성인 남성은 81㎏, 성인 여성은 69㎏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성인 남자는 88.4kg, 성인 여자는 70.3kg을 권고하고 있다.
예측 정확해지면 항공사 비용절감 가능한 측면도
항공사들이 승객 몸무게를 알고 싶은 것은 안전운항과 연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항공기들은 통상 실제 필요한 연료보다 1% 정도 더 많은 연료를 채우는데, 승객 무게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추가 소모되는 연료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국토부에서 5년마다 표준 중량을 측정해보면 ±1~2kg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옷 무게가 가벼워지거나 다이어트 등으로 평균 체중이 줄어드는 등 약간의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탑승객 일부가 표준 중량 측정을 거부해도 실제 안전 운항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표준 중량에서 벗어나는 탑승객의 경우 항공사 직원들이 실제 탑승 순간마다 체크해 좌석이나 화물의 위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연료, 승객, 화물 무게 계산을 위해 탑승객들의 표준 중량을 측정한다"며 "화물이나 승객 무게에 따라 실을 수 있는 연료량이 달라지므로 주기적으로 승객들의 표준 중량을 측정해 자료를 확보하면 이러한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