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8일 14: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년 공모 회사채 시장 첫 주자로 나선다. 최근 폴란드와 호주에서 6조원 이상의 ‘수주 잭팟’을 터뜨린데다 기관들이 지갑을 푸는 ‘연초효과’가 더해지면서 흥행이 예상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음 달 3일 총 2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년물, 3년물, 5년물로 구성된다. 주관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해외 시장에서 연달아 ‘수주 잭팟’을 터트리는 등 ‘K방산’ 호재로 투자수요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호주 국방부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인 레드백 129대를 3조1649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일에는 폴란드 군비청과 3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152문 등 3조원대 2차 수출 실행 계약도 맺었다.
방산업계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는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1500억원 모집에 5500억원의 주문을 받아 3000억원 발행에 성공했다. 현대로템도 지난 8월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320억원이 몰리면서 45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렸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KB증권은 내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8270억원에서 8410억원으로 140억원가량 올려 잡았다.
기관들이 돈을 푸는 연초효과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일반적으로 기관들은 연초에 자금을 재개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채권시장에 투입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기조에 접어든 것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부채비율이 오름세인 점은 부담이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인수 대금과 유상증자 등에 자금을 잇달아 투입한 여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85.4%에서 올해 9월 말 309.7%로 1년 새 124.3%포인트 올랐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13만2000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방산 수주잔고는 26조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방산업체 중에서 상대적으로 제품 장악력과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