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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자본시장의 '라이트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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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코로나19 시국을 이겨내고, 오래 기다린 해외여행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장소와 경험, 여행만이 줄 수 있는 행복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세계일주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소설가 쥘 베른이 쓴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주인공 포그가 80일 안에 세계일주가 가능한지를 놓고 내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80일 만에 간신히 도착해 내기에서 승리하는데, 지금은 60시간이면 세계일주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것은 시속 700㎞로 비행하는 ‘비행기’라는 혁신의 등장 덕분이다. 인류 역사상 손에 꼽히는 획기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초의 유인 비행기는 누가 만들었을까? 그렇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라이트 형제다. 하지만 라이트 형제의 라이벌이 누구였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의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이자 항공 관련 권위자인 새뮤얼 랭글리 박사도 당시 10년 넘게 비행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박사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고, 미국 국방부도 거액의 자금을 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1903년 10월 7일, 12월 8일에 있었던 그의 두 차례 비행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반면 무명의 자전거 가게 주인이던 라이트 형제는 얼마 뒤인 12월 17일, 비행기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유인 비행에 성공했다.

왜 전문가인 랭글리 박사는 실패했고, 그렇지 않은 라이트 형제는 성공했을까? 이들의 성패를 가른 요인은 바로 ‘몸소 수많은 비행 실험을 해봤느냐’였다. 박사는 비행을 머리로만 이해하려고 했고 완벽한 비행 이론을 만든 후에야 실험했다. 반면 라이트 형제는 몸으로 체험하면서 수많은 실험을 통해 비행체를 끊임없이 개선해 갔고 결국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자본시장 혁신에도 시사점을 준다.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을 이용한 토큰증권 등이 어느 순간 자본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혁신은 일순간에 이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부단히 실행에 옮길 때 실현될 수 있다. ‘현장형 혁신가’들의 열정과 끈기,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혁신을 시도할 제도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라이트 형제들’이 혁신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면을 빌려 여러분의 열정을 응원하며, 우리 자본시장이 더욱 도약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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