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과일인 딸기와 감귤이 모두 작황 부진으로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여름 이상기후가 겨울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여름철 복숭아, 가을철 사과 배 단감에 이어 겨울철 감귤 딸기까지, 이상기후의 영향이 1년 내내 계속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감귤(특등급) 5㎏은 2만3199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날(1만9135원)보다 21.2% 오른 가격이다. 소매시장에서 노지 감귤 10개는 전날 3538원에 팔려 작년보다 13.5% 비싸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악천후로 감귤이 제대로 크지 못해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노지 감귤 생육기인 여름철에 긴 장마와 일조량 부족으로 병충해가 발생했고, 과실이 갈라지는 열과(裂果) 피해도 확산했다. 감귤나무는 그루당 열릴 수 있는 열매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올겨울에는 현재 시세 수준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딸기 작황도 감귤 가격에 영향을 줬다. 딸기(특등급)는 이날 가락시장에서 2㎏에 6만8560원에 거래됐다. 1년 전(4만2215원)보다 62.4% 급등했다. 딸기 역시 여름철 폭우와 폭염이 반복돼 정식(밭에 옮겨심기) 시기가 늦어지면서 출하 물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 대형마트 과일담당 바이어는 “소비자들은 겨울에 딸기가 비싸면 대체재로 감귤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감귤 작황마저 좋지 않아 수요가 급증하면서 감귤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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