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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금융 투자 교육,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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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 수익률을 매년 드리겠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이 사기꾼이 아닌지부터 의심해야 한다. 연 10% 수익은 절대로 반대급부(리스크) 없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폰지 사기’를 비롯해 허위 수익률을 앞세운 금융사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고학력자, 고소득 직종 종사자도 예외 없이 속아 넘어간다.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금융과 투자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에 대한 학습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선별되지 않은 유튜브 방송, 리딩방 등에 더 쉽게 흔들리게 된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투자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을 청소년 때부터 듣고 배운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최장기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했다. 알지 못하면 생존이 힘들 정도로 금융은 현대인의 삶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특히 투자자 교육은 더 중요하다. 투자자 교육은 국민과 가계가 보다 합리적 투자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재무 상황에 더 적합하고 효율적으로 분산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투자자 교육의 중요성에도 한국 학교에서의 투자자 교육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초등 교육과정에는 금융 관련 내용이 아예 없다. 중등에선 사회과목에 한 개의 중단원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다행히 2025년부터 고등 선택과목으로 ‘금융과 경제생활’이라는 과목이 개설될 예정이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이 과목을 과연 선택할지는 불투명하다. 금융투자협회와 투자자교육협의회가 주도해 청소년, 청년, 성인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면 해외 선진국들은 일찍이 금융 교육 의무화에 나섰다. 미국은 현재 대다수 주(州)에서 고등 교육과정에 금융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22개 주는 졸업 필수이수 과목으로 지정). 영국도 2014년부터 중등 교육과정에 금융 교육을 넣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인공지능(AI), 로봇, 우주항공 같은 새로운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 지위를 고수하는 데에는 교육을 기반으로 한 투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

<예언자>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 칼릴 지브란은 “교육은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씨앗들이 자라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 교육 또한 국민 각자가 어릴 때부터 사회와 경제 현상 전반을 이해하고, 각자의 꿈을 향한 잠재력을 발견하게 해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아이들 가슴에 한 톨 잠재력의 씨앗이 더 잘 발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투자자 교육 확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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