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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막지 말고 나와달라" 호소했지만…트럭 기사 큰일 난 이유 [아차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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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럭 운전자가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고의로 가로막아 긴급 이송에 차질을 빚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환자는 뇌출혈 상태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최근 '뇌출혈 환자 태우고 급히 가야 하는 상황에 비키기는커녕 앞을 가로막는 트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구급차 운전기사 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18일 오후 7시께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로는 2개 차선과 갓길이 전부로,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자 두 개 차로에서 각각 서행하던 차들은 좌우로 길을 터줬다.


이때, 트럭 한 대는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서행하면서 구급차의 진행을 막았다. A씨가 경적을 세게 울리며 양보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소용없었다.

보다 못한 A씨가 "갓길로 나와주세요. 길 막지 마시고 갓길로 나와주세요. 신고합니다"고 여러 차례 외쳤지만, 트럭은 끝내 비켜주지 않았다. 오히려 가운데 차선을 물고 가는 등 구급차의 진로를 방해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행동을 보였다.

결국 구급차는 갓길에서 서행하는 차량과 트럭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갔고, 약 1분 10초를 도로 위에서 허비하게 됐다.

한 변호사는 이 트럭 운전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변호사는 "대형차는 구급차에 길을 양보해주지 않으면 범칙금 7만원에 과태료 8만원을 내야 한다"며 "구급차와 소방차 등을 고의로 비켜주지 않으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와 구급차 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를 방해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과거에는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는 행위는 소방기본법이 규정한 구조·구급활동에 포함되지 않아 운행 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이 어려웠다. 하지만 2020년 6월 한 택시 기사가 구급차 운행을 고의로 막아 후송되고 있던 응급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도로교통법 제29조 역시 교차로나 그 부근에서 소방차·구급차·혈액 공급 차량 등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차량 운전자는 교차로를 피해 일시 정지해야 하며, 교차로 이외의 공간에서는 긴급자동차가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방기본법도 소방차가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을 위해 사이렌을 켜고 출동 시 진로를 양보하지 않는 행위, 소방차 앞에 끼어들거나 가로막는 행위, 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한 차량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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