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9월 새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압박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이 8월 하순부터 주담대 최저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높였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평균적인 이자 부담은 인터넷은행이 여전히 낮았다. 일각에선 시중은행들이 최저금리만 인터넷은행보다 낮게 설정하고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미끼 영업’을 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금리는 시중은행이 인뱅보다 낮아
3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 중 9월 소비자에게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공급한 은행은 케이뱅크로 조사됐다. 케이뱅크가 9월 새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평균금리는 연 4.2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4.29~4.58%였다.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9월 기준 연 4.39%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연 4.29%)보다는 높지만 국민은행(연 4.45%), 신한은행(연 4.58%), 하나은행(연 4.49%), 우리은행(연 4.52%) 등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카카오뱅크의 평균금리가 낮았다.
평균금리와 달리 최저금리는 9월 인터넷은행보다 주요 시중은행이 더 낮았다. 9월 15일 기준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국민은행이 연 3.91%로 주요 은행 중에서 가장 낮았고, 하나은행(연 3.923%)의 최저금리도 연 3%대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날 카카오뱅크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293%였고, 케이뱅크는 연 4.25%로 책정됐다.
◆카뱅, 중·저신용대출 금리 추가 인하
인터넷은행이 최저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높였는데도 평균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현상은 시중은행의 미끼 영업 결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은 최저금리를 높여도 최저금리에 근접한 금리로 대부분의 주담대를 공급한 반면 일부 시중은행은 최저금리만 낮게 책정하고 실제 대출은 높은 금리에 제공한 것이다.국민은행은 9월 한 달 동안 단 3영업일을 제외하고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9월에 연 3%대 금리로 판매한 주담대는 당월 주담대 전체 신규 취급액 중 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연 3%대 주담대 판매 비중이 0%로 집계됐고, 농협은행도 0.4%로 낮았다.
시중은행이 취급한 주담대는 연 4%대 후반에 속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인터넷은행은 연 4%대 초반 비중이 높았다. ‘연 4.0~4.5% 미만’ 구간 주담대 비중이 국민은행은 9월 기준 63.7%, 하나은행은 59.2%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70%, 케이뱅크는 82%에 달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내렸다. 전체 신용대출 중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을 8월 말 28.4%에서 12월 말까지 30%로 높이라는 정부의 요구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고신용자가 중·저신용자보다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받는 ‘금리 역전’ 현상은 심화됐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연 5.456%로 중·저신용자(연 4.044%)보다 1.412%포인트 높았는데, 전날(1.312%포인트) 대비 역전폭이 0.1%포인트 확대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